▲ 스즈키컵 정상 이끈 박항서 베트남 감독
[김홍배 기자]'쌀딩크' 박항서(59)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가 10년 만에 동남아 국가대항전인 스즈키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베트남 언론매체 베트남 익스프레스는 "대표팀의 우승으로 베트남 전역이 흥분 상태"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베트남 거리를 점령한 오토바이 부대는 시끄러운 경적을 울리며 거리를 누볐고, 승리를 염원해온 베트남 시민들은 베트남 국기인 금성홍기와 대한민국의 태극기, 그리고 박항서 감독의 얼굴이 새겨진 대형 현수막이 베트남 전역을 수놓았다. 시민들은 ‘박항서 감독’을 연호하기도 했다.

베트남 매체 '베트남비즈'에 따르면, 박 감독은 우승 기자회견에서 "우승을 차지해 매우 기쁘다. 2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준비했다.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며 "베트남 국민들의 많은 응원을 받아 영광으로 생각한다. (우승을) 베트남 국민들에게 드리고 싶다"고 했다.

이어 "베트남 국민들이 나를 사랑해주는 것처럼 한국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며 "조국 대한민국에서 23세 이하(U-23) 아시아 챔피언십, 아시안게임, 스즈키컵까지 많은 관심과 격려를 보내준데 대해 감사하다"고 보탰다.

그러면서 "축구 지도자라는 작은 역할이 조국 대한민국과 베트남의 우호 증진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베트남은 이날 경기 시작 6분 만에 터진 응우옌아인득의 선취골을 잘 지켜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박 감독은 "결승골을 넣은 아인득 선수에게 정말 감사하다"면서도 "골은 아인득이 넣었지만 그 골의 마음은 전체 23명의 혼이 담긴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말 멋진 골이었다"고 했다.

이어 "나는 베트남에서 일하는 것이 좋다. 선수들과 함께 보낸 시간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이다. 오늘 우승을 차지한 이 순간이 가장 인상적이다"고 했다.

인터뷰가 진행되는 도중에 베트남 선수들이 기자회견장을 찾아 박 감독에게 음료를 뿌리며 기쁨을 만끽하는 장면도 있었다.

박항서 감독의 마법에 빠진 베트남 시민들은 물론 현지 언론들은 박 감독과 축구팀을 향한 깊은 애정을 표했다. 경기 직후 베트남 국민들은 SNS 트위터에 박 감독을 언급하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 "고맙다", "한국인 고마워요" 등의 글을 보냈다.

 박항서의 이날 인터뷰는 베트남은 물론 한국 모두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말 말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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