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희 기자]"지옥 같았어요. 지금도 새벽의 공포에 몸이 떨려요. 계단에는 피가 흥건했고 쓰러져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가족들과 겨우 밖으로 나왔어요."

한 40대 남성이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을 상대로 무차별로 흉기를 휘둘러 18명이 사상한 경남 진주의 아파트 한 주민의 증언이다.

이 아파트 주민 김모(54)씨는 “아파트가 연기에 휩싸인 후 현장 주변에서 공포에 질린 주민들의 비명이 가득했다”며 “흉기에 찔려 피를 흘린 주민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모(48)씨는 “계단에 주민들이 쓰러져 있었다”며 “피가 흥건한 바닥을 밟고 오들오들 떨면서 가족들과 밖으로 겨우 나왔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안모씨가 잡혀가면서 “다 죽였다. 다 죽인다”고 고함을 질러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진주 칼부림 피해자 언니가 "여러분 이 사람은 저희 가정을 파탄낸 사람이다"며 당시 상황을 전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아래 사진>

 
이어 18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진주 '계획형 방화·살인사건'에 초기 부실한 대처로 예견된 사건을 막지 못한 경찰들 및 관련자들의 엄중한 수사를 부탁드린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2019년 4월 17일 새벽 진주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서 '계획형 방화·살인사건'이 발생하였다. 용의자 안 씨는 당일 새벽 4시 29분쯤 휘발유를 이용해 자신의 집에 불을 지르고는 '불이야!'하고 온 주민을 깨웠다. 그 후 자신의 집이 있는 4층이 아닌 2층으로 내려와 숨어서, 복도를 통해 대피하는 이웃을 흉기로 위협하고 살해하여 5명이 숨지고 1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피해자는 대부분 어린이와 노약자이고, 상대하기 어려운 덩치 큰 남성 주민은 공격하지 않았다. 또한 범행 후 '다 죽였다!'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우발적인 범행 또는 '묻지마 범죄'가 아닌 약자를 대상으로 한 계획적인 범죄 행위였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방화 살인은 막을 수 있는 사건이었다"며 "안 씨는 평소 이웃에게 난폭한 행동을 일삼아 올 해에만 여러 차례 경찰에 신고되었다. 7건의 신고 중 4건은 안 씨 집 위층 주민 강모(54)씨와 최모(18)씨가 하였으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적절한 보호조치를 받지 못 하였다. 심지어 안 씨와 '도저히 대화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별조치 없이 돌아간 일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은 뒤늦게 안 씨의 치료 전력과 과거의 또 다른 범죄 행위를 알게 되었지만 이번 참사로 이미 최모(18)씨는 사망하였고 강모(54)씨 또한 위독한 상태다. 앞서 있었던 신고에서 피해자들이 적절한 보호조치를 받았더라면, 17일의 대형 참사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또 게시자는 "현장 출동 시 '대화가 통화지 않는다'는 이유로 특별한 조치 없이 돌아갔던 것은 어떤 근거에 의해서 행해진 '경찰로서의' 대응방식이었나? 수 차례 동일인에 대한 신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의 대화를 통해 정신 이상자임을 인식한 상태이었음에도 왜 경찰들은 안 씨에 대한 과거 범죄의 가능성에 대해 즉각 조사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했다.

끝으로 "안 씨는 2015년에 폭력 혐의로 재판을 받았는데, 이 때 조현병 판정을 받아 '보호관찰 대상'이 되었다. 보호관찰 대상'이 또 다시 범죄를 저질렀음에도 경찰이 이에 대해 알지 못하였던 것은 메뉴얼의 문제인가 아니면 경찰들의 근무태만인가? 해당 관련자들은 국민들에게 확실하고 납득 가능한 해명을 해야할 것이다."라고 경찰들 및 관련자들의 엄중한 수사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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