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 전담반(TF)과 함께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김홍배 기자] 미국의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심상치 않다.

미 존스홉킨스대학 발표에 따르면 31일(현지시간) 오후 7시49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8만8천172명으로 집계했다. 하루 전보다 무려 2만5천명 증가한 것.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중국의 환자 수(8만2천279명)를 앞지른 것이 27일인데, 나흘 만에 중국의 두 배를 넘어섰다. 사망자도 3천873명으로 중국(3천309명)을 추월했다.

CNN도 이날 오후 8시20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18만5천200명으로 집계했습니다. 사망자는 3천833명으로 집계됐다. CNN은 특히 이날 하루만 811명 이상이 숨지며 코로나19 발병 이후 최대 규모의 사망자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최다 감염국인 미국에서 비관적 전망이 계속되고 있다. 백악관 태스크포스(TF)에서 '소신 발언'으로 주목받는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중심으로 '수십만 명 사망' 가능성이 연일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백악관 공식 영상에 따르면 파우치 소장은 코로나19 TF 정례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바이러스로 인한 10만 명 사망에 대비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이 나오자 "답변은 '예스'다"라며 "숫자가 심각할수록 우리는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답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어 "그러지 않길 바라고, 우리가 (확산세) 완화를 계속 할수록 그 숫자에 도달할 가능성은 작아질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자면 우리는 그에 대비해야 한다. 그건 가능성이고, 우리가 보게 될 일"이라고 시인했다.

이에 '국가가 그런 상황을 다룰 수 있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파우치 소장은 "누구도 우리가 매우 어려운 시기를 거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또 "우리는 그런 (사망자) 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그보다 적도록,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버라 벅스 TF 조정관 역시 사회적 거리 두기, 적극적인 손 씻기 등을 통한 확산세 완화가 이뤄져도 10만~24만 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그나마도 확산세가 완화될 경우고, 그러지 못할 경우 사망자 예상치는 150만~220만 명으로 치솟는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를 비롯한 각종 통계를 추산해 업데이트 되는 존스홉킨스대 확산 지도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8만6265명이다. 누적 사망자는 3810명으로, 2001년 9·11 테러 공식 희생자 수(2977명)를 넘어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위시한 미 행정부는 지난 2월까지만 해도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하며 낙관론을 펼쳐왔다. 그러나 미국이 세계 최다 감염국이 된 이래 지난 며칠 동안 비관론이 부상하고 있다.

코로나19 미국 내 발병 초기에 낙관론을 펼쳤다가 비판을 받아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례 회견에서 사망자 예상치를 접하고 놀랐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예상치는) 매우 심각하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고통스러운 2주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또 자신의 친구가 병원 입원한 지 하루 만에 코마 상태에 빠진 사례를 거론하며 "이건 독감이 아니다. 이건 악랄하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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