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신동근 최고위원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민호 기자] 신동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9일 "월북은 반국가 중대범죄이기 때문에 월경(越境) 전까지는 적극적으로 막고 그래도 계속 감행할 경우는 사살하기도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후폭풍이 매섭다.

월북을 위해 북한 해역으로 들어간 공무원을 구하려면 전쟁을 각오해야 하는데 그럴 수는 없지 않는가라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지만 해석에 따라 북한군의 총격을 이해한다는 말로 들리기 때문이다.

당장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 최고위원 기사를 링크한 뒤 "이 사람, 무서운 인간이네. 북한이 대신 사살해줬으니 문제 없다는 얘기인지"라고 맞받았다.

진 전 교수는 "신 의원이 군대를 안 다녀와서 잘 모르는 모양인데, 원래 전방에서는 정지명령을 거부하고 월북을 기도하는 이들은 사살하게 되어 있다"며 "그런 이들은 이른바 '대북용의자'로 간주되니까"라고 꼬집었다.

이어 "하지만 그렇게 엄격한 군에서도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귀순자를 사살하지는 않는다. 자유를 찾아 남으로 내려오는 북한사람을 남한군이 사살했다면, 그것은 용서할 수 없는 반인도적인 처사일 것"이라며 "지금 북한에서 한 일이 바로 그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가 어디 북한군이 북한의 월남자를 사살했다고 항의하고 있는가. 도대체 비교할 것을 비교해야지. 이게 무슨 맹구 같은 소리인지"라며 "오직 인구 40% 콘크리트층만 이해하는 사회방언이 된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진 전 교수는 또 다른  글을 통해 "북한이 대신 사살해 줬으니 문제 없다는 얘긴지"라며 "이 사람, 무서운 인간이네"라고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 "이건, 칼럼으로 따로 써야겠다"며 덧붙였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여당이 월북으로 몰고간 속내를 신동근 의원이 잘 말해줬다"며 "월북은 중대범죄라서 우리군에게 걸렸으면 사살되었을 것이란다. 북한이 우리군 대신 총살시켜줘서 감사해야 된다는 말을 하고 싶은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하 의원은 "대통령도 중대범죄자 죽여줘서 고맙기 때문에 유해 송환도 북한 책임자 처벌도 요구하지 않은 걸까"라며 "이 정권은 자국민 보호 못해 죽게했으면 미안한 마음이라도 있어야 할텐데 그 국민을 범죄자 만드느라 바쁘다. 추미애 장관 아들 문제에 있어서 당직사병을 범죄자 만든 것과 같은 수법"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하 의원은 피살당한 우리 공무원을 정부가 '월북'으로 사실상 단정한 것과 관련해 "친문권력층 자식은 끝까지 지키고 가붕개(가재 붕어 개구리) 국민은 범죄자로 낙인찍는 게 이 정권의 통치 수법인 것"이라며 "추미애 장관 아들 문제에 있어서 당직사병을 범죄자 만든 것과 같은 수법이다"고 주장했다.

 
한편 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피격 공무원 월북으로 밝혀진 이상 쓸데없는 정치공세 중단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북측 피격 공무원 이모(47)씨가 자진월북한 것으로 판단해 발표했으니 논란의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인 2013년 9월에 40대 민간인이 월북하려다 우리 군에 의해 사살당한 사례가 있었다”며 “월경해 우리의 주권이 미치는 범위를 넘어서면 달리 손쓸 방도가 없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국제적인 상식”이라고 한 신 의원은 “따라서 함정을 파견했어야 한다느니, 전투기를 출동했어야 한다느니,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신 의원은 “북측으로 넘어간 자진 월북자를 잡기 위해 전쟁도 불사하는 무력 충돌을 감수했어야 한다는 무모한 주장”이라며 “ 안보를 가장 중요시한다는 보수 야당 내에서 이런 발언들이 나왔다고 하는 데 아연실색할 일이다. 이건 안보를 중요시하는 것이 아니라 내팽개치자는 것과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이 의도적으로 이번 사건을 세월호에 빗대 대통령이 무얼 했냐고 비판하는데 이는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심각한 모독행위”이라고 한 신 의원은 “비교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정치공세 하는 것은 억지 중의 상억지”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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