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동북부 후쿠시마현 소재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의 지난 2월14일 전경.
[정재원 기자] 일본 정부는 13일 후쿠시마(福島) 제1원자력 발전소 사고로 발생한 방사성 물질 오염수를 바다에 방출하기로 정식 결정하면서 오염수에 포함된 물질 '삼중수소'(트리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중수소가 바다를 타고 흐르면 일본 현지는 물론이고 한국과 중국 등 인근 국가의 수산물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는 삼중수소 외에도 세슘 134·세슘 137, 스트론튬 90등의 방사성 핵종 물질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이 중에서도 삼중수소는 인체 내에서 피폭을 일으킬 수 있어 더욱 문제가 된다.
 
삼중수소는 양자 1개와 전자 1개, 중성자 2개로 이뤄진 물질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다. 수소와 양성자 수는 같지만, 중성자 수에서 차이가 나 질량이 다르다.
 
안정적인 수소나 중수소와 달리 삼중수소는 불안정한 특성을 띠어 붕괴하면서 방사선을 방출하고 헬륨-3으로 변한다. 
 
삼중수소가 인체 내 정상적인 수소를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면, 베타선을 방사하면서 삼중수소가 헬륨으로 바뀌는 '핵종 전환'이 일어난다. DNA에서 핵종전환이 발생하면 유전자가 변형되거나 세포가 사멸할 수 있고, 생식기능 저하 등 인체에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비록 삼중수소가 12.3년인 반감기를 거치면 양이 반으로 줄어들지만, 바닷속 삼중수소가 완전히 사라지려면 최소한 수십 년이 걸리게 된다. 
 
삼중수소는 일반 수소나 중수소와 물성이 같아 산소와 결합한 물 형태로 존재한다. 따라서 물 형태로 바닷속에 섞여 있으면 물리·화학적으로 솎아내기가 어렵다. 이대로 해양에 방사능 오염수를 방출한다면 오염수 내 삼중수소도 바다를 떠돌게 된다.
 
이날 NHK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날 도쿄(東京) 총리 관저에서 관계 각료 회의를 열고 도쿄전력의 후쿠시마 제1원전 발전소에서 나온 트리튬(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오염수를 희석해 바다로 방출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물을 섞어 트리튬 농도를 기준치의 40분의 1로 희석해 방출할 방침이다.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심사 등을 거쳐 실제 방출까지는 2년이 걸릴 전망이다.
 
아울러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이 풍평(風評·잘못된 소문) 피해에 대해 배상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어업 관계자들의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TBS뉴스는 지적했다. 
 
오염수의 현재 보관량은 약 125만t에 달한다. 탱크 1000개 분이다. 내년 가을까지는 부지 내 보관도 어려워질 전망이어서 일본 정부는 처리를 서둘러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처리수의 처분은 후쿠시마 제1 원전 폐로를 실시하는 데 있어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이를 위해 오늘 안전성을 확보해 범정부적으로 풍평대책을 철저히 하는 것을 전제로 해양 방출이 현실적이라고 판단했다. 기본 방침을 정리했다"고 밝혔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는 원래 지하수와 빗물이다. 원전 건물에 들어가 녹아 떨어진 핵연료 등과 접촉해 핵분열을 일으킨 후 생겨난 여러 방사성 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도쿄전력은 매일 방사성 물질을 특수 정화장치를 사용해 거르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처리한 오염수를 '처리수'로 부르고 있다. 그러나 방사성 물질인 트리튬(삼중수소)은 기술적으로 거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은 이날 오후 후쿠시마현 지사와 후쿠시마현 어업연합 회장과 만나 해양 방류 결정에 대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