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방송화면 캡쳐
[정재원 기자] MBC의 도쿄 올림픽 개막 방송이 국제적 망신을 사고 있다. 방송 직후엔 ‘해외토픽’ 수준으로 다뤄졌지만, 주말을 넘기면서 주요국 권위지와 방송사가 해당 방송에 대해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앞서 MBC는 지난 23일 '2020 도쿄올림픽' 개회식을 생중계하는 도중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등장할 때 체르노빌 원전 사진을 삽입해 논란을 샀다.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수많은 피폭자가 발생한 비극의 사건이다. 이뿐만 아니라 아프가니스탄을 소개할 때는 마약 원료인 양귀비 사진을 삽입했으며, 아이티 선수단이 입장할 때는 폭동 사진과 함께 대통령 암살에 관해 언급했다. 해당 중계 직후 시청자들의 비난이 쏟아졌고, 외신들도 이에 대해 민감한 반을을 보였다.
 
26일(현지시간) 오전 CNN은 메인뉴스로 한국의 공영방송  MBC가 '용서할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다며 방송 실수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CNN은 "아이티 선수들이 경기장에 들어서자 한국 mbc가 스크린에 올린 자막에는 '대통령 암살로 정국이 안개처럼 흐려졌다'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시리아 선수들이 입장하자 MBC는 '지상 자원이 풍부하다, 10년째 계속되고 있는 내전'이라는 자막을 내보냈다. 또 다른 MBC 자막은 마셜 제도를 "한 때 미국의 핵실험장"이라고 표현했고, 우크라이나 선수들이 퍼레이드에 참가했을 때, MBC는 세계 최악의 핵 사고인 체르노빌 참사의 이미지를 보여주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탈리아 선수단이 걸어가자 방송사는 피자의 이미지를 떠올렸고 노르웨이를 위해 연어 필릿이 선보였다. 드라큘라의 이미지는 루마니아 팀을 위해 사용되었다. 그리고 비트코인이 합법적인 입찰 국가인 엘살바도르 팀에게는 암호화폐를 대표하는 사진이 상영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한국 트위터 사용자는 "MBC 와, 만약 한국이 세월호 참사의 나라로 소개되었다면 어땠을까?"라고 글을 쓰는 등 MBC의 실언은 온라인에서 빗발쳤다."고 덧붙였다.
 
또 같은 날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도쿄 올림픽 코너 세컨드 기사로 <한국 방송사가 올림픽 퍼레이드에서 ‘부적절한’ 이미지를 사용한 데 사과했다>를 올렸다. 신문은 기사에서 “올림픽 개막식 국가 퍼레이드는 각국 시청자들에게 외교 및 글로벌 인식을 키워주며, 미디어는 퍼레이드를 보여줄 때 퀴즈, 운동 선수 프로필 및 지정학적 의미 등으로 방송 시간을 채운다”며 “그러나 MBC는 (해당 국가들에) 공격적이거나, 부정적 편견을 강화하는 내용의 이미지를 사용해 시청자들 비판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mbc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에도 참가국을 폄하하는 자막을 내보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징계를 받았다”며 “당시 (아프리카) 수단을 내전이 긴 불안정한 국가로, 짐바브웨는 인플레이션이 살인적인 국가로 묘사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가디언은 현지시각 24일 <우크라이나 소개엔 체르노빌, 이탈리아 소개엔 피자: 한국 TV가 올림픽 이미지 문제에 사과>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밖에 미국 ABC뉴스, 폭스뉴스, 허핑턴포스트 스포츠채널 ESPN에도 관련 소식이 실렸다. 호주의 해럴드선, 캐나다 토론토선 등에도 보도됐다. 뉴질랜드헤럴드는 온라인 기사에서 “한국의 한 방송국이 올림픽 개회식 중계에 사용한 부적절한 국가 소개가 역겹다”고 보도했다. 일본 네티즌은 “우크라이나는 체르노빌이었지만 일본은 무난한 초밥이었다. 해일이나 후쿠시마가 아니라 다행”이라고 비꼬기도 했다.
 
▲ MBC 방송화면 캡쳐
또 MBC는 전날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2차전인 한국과 루마니아 간 경기를 중계하면서 광고 중 자책골을 기록한 상대 팀의 마리우스 마린 선수에 대해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자막을 화면 우측 상단부에 삽입해 다시 비판받았다.
 
한편 '2020 도쿄올림픽' 중계·자막 논란을 일으킨 MBC의 박성제 사장이 직접 사과에 나선다.
 
MBC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에서 박성제 사장은 '2020 도쿄올림픽' 중계·자막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진행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시사플러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