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16일 서울 중구 TV조선에서 열린 방송토론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홍준표, 하태경, 유승민, 최재형, 원희룡, 안상수, 윤석열 후보.
[김민호 기자] 국민의힘 대권 주자 양강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첫 TV 토론에서 '고발 사주', '강압 수사' 등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한 16일 TV 토론회에는 2차 경선에 진출한 8명의 경선 후보자(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석열·최재형·하태경·홍준표·황교안)가 출연했다. 한 후보가 다른 후보를 지목해 4분 동안 질의응답이 이어지는 형태의 '주도권 토론'에서 윤 전 총장과 홍 의원은 2라운드 중 두  번 모두 맞붙었다.
 
이날 주도권 토론이 시작되자 윤석열 전 총장과 '골든 크로스'를 노리는 중인 홍준표 의원은 날선 질문을 던졌다.
 
주도권 토론 1라운드에서 홍 의원은 윤 전 총장을 지목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수사 공로로 중앙지검장이 됐고 이후 보수진영 궤멸에 앞장섰다"며 "우리 당에 들어올 때 대국민 사과라도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당시 검사로서 맡은 소임을 했고 법리와 증거에 기반해 일 처리 한 것을 사과한다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홍 의원이 재차 "얼마나 포악하게 수사했으면 5명이 자살했겠냐"고 다시 묻자 윤 전 총장은 "많은 분이 사건과 관련해서 그런 극단적 선택한 건 아니라고 본다"며 선을 그었다.
 
홍 의원은 고발 사주 의혹을 놓고도 윤 전 총장에게 직접적으로 물었다. 홍 의원은 "최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제보자와 동석한 특정 캠프의 성명 불상자를 고발하겠다고 했다. 그 특정 캠프 도대체 어디냐"고 대놓고 물었다. 이에 윤 전 총장은 "고발 절차에 관여 안 했다. 특정 캠프 소속이라는 얘기도 전혀 하지 않아 금시초문"이라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그러면서 "언론계에 널리 퍼져있는 얘기였으며, 두 사람이 끝낼 수 있는 사건이 아니었기에 추가 수사해달라는 얘기였다"고 팽팽히 맞섰다.
 
'주도권 토론' 2라운드에서도 두 후보의 맞대결은 계속됐다. 이번에도 홍 의원이 "죽은 권력은 잔인하게 수사하고 살아있는 권력은 수사 못하고 그만뒀는데 사과 안 할 거냐"고 윤 전 총장에게 재차 묻자, 윤 전 총장은 "여당이든 야당이든 국회의원에 대해서 정말 신중하게 응했다"고 답했다.
 
홍 의원이 "특정 캠프에 대해 관련 없다는 게 밝혀졌으면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재차 사과를 요구했지만, 윤 의원은 "우리 캠프가 뭐라 한지 모르겠으나, 성명불상자 없이 박 원장과 두 사람 만으론 할 수 없다"며 "아직 수사도 안 됐는데 뭐가 밝혀진 거냐"며 사과하지 않았다.
 
홍 의원은 또 "X파일, 장모 논란 등 24건의 고발이 진행 중인데, 26년간 이렇게 흠이 많은 후보 처음 봤다"며 "어떻게 돌파할 거냐"고 묻자, 윤 전 총장은 "총장 시절 자유한국당에서 인사 검증을 했다"며 "나는 검증 받은 사람"이라고 답했다.
 
이날 하태경 후보와 홍준표 후보가 ‘고발 사주’ 의혹을 두고 맞붙었다.
 
하 후보는 홍 후부를 향해 “최근 국정 현안이 고발 사주, 제보사주 의혹이다. 국정원장은 정치 개입을 하면 안되는데도 박 원장의 정치개입 발언이 노골적”이라며 “그런데 홍 후보는 박 원장에게 한 말씀도 안 한다. 우리 당은 다 박 원장을 비판하는데 왜 안 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팩트가 아직 드러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팩트가 확인되면 공작이란 말을 할 수 없다. 범죄가 된다. 팩트가 드러날 때까진 말 자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후보는 “충격이다. 더불어민주당 대변인과 똑같다. 개인의 이익 때문에 가장 중차대한 문제를 침묵하고 있다. 공보다 사가 앞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맞받았다. 
 
홍 후보도 이에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는 “정치를 그리하면 안 된다. 그건 쓴소리가 아니라 못된 소리”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날 마무리 발언에서 윤석열 전 총장은 "가장 중요한 부패구조를 없애 국민들을 행복하게 하고 국민들의 권익을 지켜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저는 26년간의 공직생활을 통해 여러분들께 일은 제가 잘할 수 있다. 어떤 일이든지 간에 그걸 보여드려 왔고 앞으로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분야의 정책은 국민들께 또 경험이 많은 분들께 전문가들에게 제공을 받겠다"며 "그것들을 잘 제공하고 인선을 잘 관리하겠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의원은 자신을 향해 맹공을 펼친 하태경 의원을 거론, "하태경 의원 같은 이런 분도 포용하겠다"며 "너그럽고 자애스러운 아버지같은 그런 대통령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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