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다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8일 조사됐다. 
 
중앙일보가 여론조사 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다자대결 조사에서 윤 후보 지지율은 35.9%, 이 후보는 33.4%였다. 윤 후보가 오차범위 내(±3.1%포인트)인 2.5%포인트 차로 앞섰다. 윤 후보는 지난해 12월 30~31일 같은 조사보다 지지율이 5.9%포인트 상승했고, 이 후보는 6.0%포인트 하락했다. 안철수 후보는 5.5%포인트 상승한 15.6%,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1.7%포인트 하락한 4.0%였다.
 
이번 여론조사는 16일 밤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하기 이전에 진행됐다. 지역별로는 이 후보가 59.4%로 선두를 차지한 호남, 두 후보 지지율이 동률(35.1%)을 이룬 인천·경기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윤 후보가 선두였다. 핵심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에서 윤 후보는 39.6%를 받아 이 후보(31.7%)를 앞섰다.
 
연령별로는 20대(이 12.6%, 윤 30.2%, 안 23.5%)에서 이 후보가 고전했고, 30대(이 28.3%, 윤 29.4%, 안 25.4%)에서는 세 후보가 박빙이었다. 이 후보가 2030 여론에서 선두였던 보름 전 조사에 비해 표심이 크게 출렁였다. 특히 20대에서 이 후보 지지율은 13.2%포인트 감소한 반면 윤 후보는 16.9%포인트 증가한 영향이 컸다.
 
부동층 역시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지지 후보가 없다거나 모르겠다는 응답은 9.5%로 지난 조사보다 3.0%포인트 하락했다.
 
야권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에는 윤 후보와 안 후보 모두 오차범위 밖에서 이 후보를 앞섰다. 윤 후보로 단일화됐을 때는 윤 후보 45.3%, 이 후보 37.2%로 윤 후보가 8.1%포인트 차로 앞섰다. 안 후보로 단일화하면 안 후보 51.0%, 이 후보 31.3%로 격차가 19.7%포인트였다.
 
윤석열-안철수 후보를 단일화할 경우 지지하는 후보를 묻는 질문에는 안 후보(48.3%) 선호도가 윤 후보(36.4%)보다 11.9%포인트 높았다. 민주당 지지층에서 70.1%(안) 대 8.2%(윤)로 안 후보를 선호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70.2%(윤) 대 27.2%(안)로 윤 후보 손을 들어줬다. 무당층에선 49.6%(안) 대 21.7%(윤)로 안 후보가 우위였다.
 
▲ [그래픽=중알일보 갈무리]
정권교체와 관련해서는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56.5%로 ‘현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34.5%)을 12%포인트 앞질렀다.
 
연령대별로는 60세 이상(67.7%)과 지역적으로는 영남(대구·경북 75.4%, 부산·울산·경남 60.8%) 지역에서 정권교체 여론이 높았다. 특히 차기 대선의 승부를 가를 연령대로 분석돼 온 18~29세 응답자의 63.1%가 정권교체론에 힘을 실었다. 지역별로도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58.6%), 인천·경기(58.2%) 등 수도권, 대전·세종·충청(54.5%) 등에서 정권교체론이 높았다.
 
최근의 정권교체론 상승에 대해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은 “현 정부에 대한 불만 여론이 그새 급등했다기보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잇따른 실점을 바라본 보수 지지자들이 ‘이대로 가다가는 안 되겠다’며 뭉친 결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점점 견고해지는 정권교체 여론과는 달리 ‘당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4.4%로 윤 후보(32.9%)를 11.5%포인트 앞섰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4.0%였다. 다자 대결 지지율 조사(이 후보 33.4%, 윤 후보 35.9%)와는 상반된 결과다. 신년 여론조사 때의 48.8%(이 후보)-28.9%(윤 후보)보다 당선 가능성 예측 격차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대구·경북, 강원·제주를 제외한 전 지역에서 이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 소장은 지지율과 당선 가능성의 엇박자와 관련, “정권교체론이 여전히 강한데, 그것을 모두 흡수하기에 윤 후보가 불안하고 위험하다고 인식하는 분위기가 아직 보수 지지층 내에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 후보 측 요인보다는 윤 후보 측 요인에 의해 이 같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재명 후보는 정치인으로서의 이미지를 갖추고 있는 반면, 윤 후보는 정치 입문 전의 폭발적인 기대와 비교하면 아직 확실하게 보여준 게 없다는 평가가 없지 않다”(손병권 중앙대 정치학과 교수)는 설명도 있었다.
 
현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보름 전 조사보다 더 커졌다.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8.0%포인트 증가한 56.5%였고,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를 뽑겠다는 응답은 5.0%포인트 하락한 34.5%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서는 긍정 평가가 39.4%, 부정 평가는 55.6%였다. 지난 조사보다 긍정 평가는 3.5%포인트 하락하고, 부정 평가가 5.3%포인트 상승한 결과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등을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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