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재명 당 대표가 14일 세종시 조치원읍 전통시장을 방문,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이재명 당 대표가 14일 세종시 조치원읍 전통시장을 방문, 시민들을 향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일보 대기자] 2022년 8월 전당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과 맞붙었던 이재명 대표가 "박용진 후보도 공천을 걱정하지 않는 당을 확실하게 만들겠다"고 했던 발언은 '진짜 만들 줄 알았느냐'는 '이재명 화법'으로 갈음됐다.

이 대표는 여당을 향해 '국민통합에 나서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외쳤다. 또 "야당을 헐뜯고 국민들을 갈라치기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자의 생각으론 '(내가)진짜 국민통합을 할 줄 알았느냐'로 해석된다.

'2찍' 발언으로 국민의힘 지지자들을 비하했다는 구설수에 오른 바 있는 이 대표가 지난 14일 세종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는 자리에서 "1번을 찍지 않으면 곧 2번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살만하다' 싶다면 2번을 찍든지 집에서 쉬어라"며 '2차 가해'를 했다. 

오늘 이 대표는 양문석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논란에 "정치인이 정치인에 대해 말하는 게 뭐가 문제냐"고 답했다 한다. 정세균 전 총리가 "당이 상황 직시하고 적절한 조치 취해야 한다"는 '배려' 요구에도 '노무현 불량품 발언'을 문제 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이해불가' '납득불가'한 발언의 수원지는 어딘지, 그리고 '당당한'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 걸까

“이재명이 민주당의 시대정신”이라는 얼마 전 정청래의 말이 답이지 싶다. 작금의 상황 역시 '개딸'과 지지자들 모두의 시대정신이요, '망언' 역시 '사이다 발언'으로 박수 받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재명 우상화' 초기단계를 보는 느낌에 섬뜩하기까지 하다.

그제 동아일보는 김순덕 칼럼을 통헤 민주당 공천 상황을 "나 같으면 ‘설마’를 이재명의 시대정신으로 꼽고 싶다. 22대 총선 민주당 공천은 한마디로 ‘설마가 사람 잡은 공천’이었다. 국어사전에 ‘그럴 리는 없겠지만’이란 뜻으로 부정적인 추측을 강조한다고 나오는 부사가 이토록 빈번히 쓰인 공천도 없을 거다."라고 했다.

이어 "설마 ‘시스템 공천’을 도입했다면서 골대 옮기듯 공천 룰을 고치고,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장에 이재명 지지 모임 대표 출신 송기도 전북대 명예교수를 임명해 물갈이 현역 의원 55명 중 70%에 육박하는 비명(비이재명)을 잘라낼 줄은 몰랐다. 의원 평가에서 하위 10%로 찍혀 30% 감점받는 걸 알게 된 박용진도 지난달 “예상을 이만큼은 했죠, 설마하니 이러랴. 그런데 결과는…” 했을 정도다."라고 했다.

 “대중에게 합리적으로 다가가면 그들은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감정을 부추기면 단순한 구호에도 쉽게 따라온다.” 

'히틀러의 수사학’이라는 책 표지글 중에 한 대목이다. 이 책은 히틀러가 어떤 방식으로 대중을 움직였는지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히틀러는 화려한 수사(修辭)를 통해 독일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해 분노를 만들고 그것을 동력으로 군중과 대중을 움직여 결국 독일을 망쳤다.

혹시 '이재명의 민주당'을 넘어 '이재명의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는 착각에 빠진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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