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한동훈만 보입니다”

오늘 필자가 만난 국민의힘 선대위 관계자는 "한 위원장은 정말이지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상황"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한 위원장의 '원톱' 총선 선거지원이 마치 자신의 대통령 선거운동처럼 보인다는 불만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난해 말 국민의힘 일각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종로에 공천해야 수도권 공략 최상의 카드라는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결국 최재형 의원이 다시  종로에 나오게 됐고 유 전 의원의 '총선 역할론'은 지워졌다.

이후 친윤석열계(친윤) 핵심 의원들이 공천에서 전원 생존한 데 비해 유승민계는 공천에서 배제됐다. 유승민계 의원들은 불출마·험지 출마를 선언하거나 ‘컷오프(공천배제)’를 당했다. 이에 대해 대표적인 유승민계인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이 당이나 저 당이나 알곡은 버리고 쭉정이들만 남긴다”며 “불량품만 귀신같이 뽑아 공천하는 것도 신묘한 능력”이라고 꼬집었다.

오늘 중앙일보는 "한 위원장의 대중 호소력에 승부를 걸고 원톱 선대위를 띄웠지만, 이후 총선 판세가 불리해지면서 구원투수 등판론이 분출하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신드롬’이라던 한 위원장의 인기가 ‘막상 유권자의 후보 선택에 결정적 변수가 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 위원장에게 독점된 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당내에서는 새로운 스피커로 유승민 전 의원을 거론하는 분위기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20`9년 5월 현대자동차그룹 광고회사 이노션은 롯데그룹 영화 제작·배급사인 롯데컬처웍스와 신사업 발굴과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응을 위해 주식을 맞교환했다. 이노션 최대주주인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장녀 정성이 고문의 지분 10.3%를 롯데컬처웍스에 넘기는 대신, 롯데컬처웍스는 신주 13.6%를 발행해 정 고문에게 배정했다.

두 회사는 "사업 협력에 따른 시너지 극대화와 함께 정부가 추진 중인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선제 대응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콘텐츠 사업, 글로벌 진출 확대, 광고 사업 등에서 업무 제휴와 공동 투자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대차 오너 일가가 자신의 지분을 롯데그룹 계열사에 넘기고, 롯데 역시 현대차 오너 일가에 계열사 지분을 부여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협력 사례로 꼽힌다.

이를 두고 당시 재계에서는 ‘적과의 동침’이라 평하기도 했다. 경쟁자라도 공동으로 사업을 해야 하면 협력하고, 한때 앙숙이었던 기업과도 손을 잡는 것이다.

오늘 한 친윤계 의원은 “상황이 급하긴 하지만 대통령 동의 없이 투톱 선대위로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며 “유 전 의원이 어떻게 생각할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했다.

총선까지는 2주도 채 남지 않았다. 맞는 비유일지 모르겠지만 민주당에 열세인 총선 판세를 반전시키기위해 유승민과의 '적과의 동침'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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