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심일보 대기자/편집국장

22대 국회의원 300명을 뽑는 총선의 공식 선거운동이 내일부터 선거일 전날인 다음 달 9일까지 13일 동안 펼쳐진다. 이번 총선은 역대 어느 총선 못지않게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이 중요한 선거다. 하지만 이번 총선의 선거 결과보다 선거 이후의 정국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년전 대선에서 불거진 '비호감 대선' 논란이 이제는 '혐오 총선'으로 더 나빠졌다는 진단에서다.

2020년 총선에서 180석을 획득한 민주당은 야당에 법사위원장 등을 맡기는 관례 등을 모두 무시하고 원구성을 주도한 뒤, 부동산을 안정시키겠다며 '임대차 3법'을 강행했다. 전문가들이 시장 왜곡을 우려하며 반대했지만 수(數)로 밀어붙였고 돌아온 것은 서울 집값의 폭등이었다. 그 결과 재집권에 실패하고 2022년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정권을 내줬다. 그것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모를리 없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3월 24일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자고 대통령을 뽑았는데, 지금 보니 차라리 없었으면 나았을 것 같다."며 민주당을 비롯한 범야권이 윤석열 정권의 심판을 위해 대통령 탄핵소추안 추진 조건인 200석을 확보를 외치고 있다. 범야권 200석 설은 조국혁신당이 주도해왔다. 조국혁신당은 이번 총선에서 진보개혁세력이 200석을 차지하면 윤석열 정권의 조기 종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조국혁신당의 총선 슬로건은 '3년은 너무 길다'이다.

이 대표도 어제 유튜브 방송 인터뷰에서 야권 대승 가능성을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거의 불가능할 것이라고 본다"며 "민주당의 최대 목표는 독자적으로 151석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게 만만치가 않다"고 했다. 작금의 총선 판세를 볼 때 그의 말은 엄살에 가깝다. 어쩌면 이 대표의 머릿속은 '탄핵'을 그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 증앙일보와의 좌담에서  이재묵 한국외대 교수는 이번 선거판에 대해 "저출산 고령화 시대와 미중 패권 경쟁에 우리의 대전략과 비전이 무엇인지는 생략되고 이쪽은 종북이다, 저쪽은 친일이다 하면서 극단적 편가르기만 있다"고 일갈했다. 하상응 서강대 교수는 "복수 프레임이 난무한다. 이번 총선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복수 정치의 예고편'"이라고 했고 윤평중 한신대 교수 역시 “과거엔 여야 1·2당이 대치하면 3당이 균형추 역할을 했는데, 지금은 조국혁신당이 '3년은 너무 길다'며 극단화를 더욱 심화시키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200석 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주당에 과반이 넘는 제 1당을 내주면 어떻게 될까. 전날 동아일보 김대중 칼럼니스트는 "선거 결과 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 정국의 주도권은 이재명 대표에게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윤 정권은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그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더 이상 이름뿐인 대통령 자리에 앉아있을 수 없다. 나라의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 그의 결단이 필요할 수도 있다."며 남은 총선기간 대통령의 역할을 주문했다.

총선이 아니라 그 이후가 두려운 이유는 바로 '이 말' 때문이다.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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